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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타오금희

고급반 수련기

이 명 화
오금희 4자결(四字?) 뒤지기 : 동물과 동사들


배우면서 궁금했던 점들을 뒤져서 한 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채찍질 환영)

300년 전의 동물들
기원전 2세기 마왕퇴 도인도는 정지된 동작이라 그만큼 모호하다. 일부 동작 옆에 적힌 글귀 가운데 동물이름이 나오는 부분만 추출해보면 아래와 같다.
[동작7] 부욕(?浴) : ‘오리’ 목욕하기
[동작8] 당랑(堂狼) : ‘사마귀[螳螂]’ 자세
[동작9] 섬식(蟾息) :‘두꺼비’(또는 달빛) 숨쉬기
[동작25] 학구인(?口引) : ‘학’부리 끌어당기기
[동작27] 용등(?登) : ‘용’오름
[동작28] 만궐(?厥) : 성난 ‘꼬리짧은 개(?)’
[동작31] 요배(?背) : ‘매’의 등
[동작35] 목원환인경중(木爰?引炅中) : ‘원숭이[沐?]’ 소란 (열병 치료를 위한)
[동작40] 원호(爰?) : ‘원숭이[猿]’ 외침[呼]
[동작41] 웅경(熊?) : ‘곰’의 몸통
[동작44] 전(?) : ‘송골매’
이 가운데 동물이름과 해당동작의 관련성이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것은 몇 개 없다. 우리의 ‘다섯 동물[五禽]’ 가운데 새(학, 매, 송골매, 오리)들이 많이 보이고 원숭이가 두 번, 곰도 한 번 나오는데, 호랑이와 사슴은 문자상으로 찾을 수 없다. 그 밖의 여러 동물(곤충, 양서류, 상상동물, 가축 등)이 함께 있는 것으로 보아서 아직 ‘다섯 동물’을 체계적으로 연구, 모방하기 이전의 단계였던 것 같다.

다섯 새의 춤
절의 제목에 상상조류 2마리(봉황, 붕새)와 실존조류 3마리(금계, 공작, 까치)가 나오는데, 이들 다섯 새가 ‘오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각 새의 움직임은 해당 절에 속하는 동작들의 공통적 특징이나 연결성 등을 무용미학적 관점에서 형용하고 찬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자연과 상상을 빚어 담은 멋진 비유들이지만 수련의 기본원리를 담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이하에서 각 절 제목의 시각적 의미와 특징을 적고, 관련되는 동작들을 예로 들었다.
[단봉조양] 붉은 봉황이 해를 쬐듯 하는 다각도의 날개짓과 몸짓
원비정(좌/우)거, 학전좌(우)시, 백학장흉
[금계부단] 금계가 알을 품듯 내장을 압박하는 웅크린 자세
금계독립, 백학포흉, 웅준좌(우)포, 호거침좌, 우선녹분
[대붕전시] 큰 붕새가 날개를 펴듯 팔을 들어 크게 회전하는 동작
호선우좌, 원섬좌반, 원리삼초, 웅운요과, 녹인우반, 백학요보
[공작개병] 공작이 긴 깃털로 병풍을 치듯 상체를 숙이고 손을 올리는 자세
원비반신(좌/우), 웅운견과, 흑웅도반, 치안고반, 안마동작
[희작등지] 까치가 나뭇가지 위에서 재빠르게 방향을 바꾸듯 움직이는 민첩성
호박녹분(이하 좌우왕복), 호박반추(이하 전후왕복), 원섬녹인(이하)

뒤져서 나온 숫자들
“화타오금지희도해” 동작명칭 84개(‘고치’는 미수록)을 모두 뒤져서 나온 동물이름은 다음과 같이 11종이며 등장횟수는 총 86회다. (괄호안은 등장 횟수)
원숭이(19) 곰(16) 호랑이(15) 사슴(13) 학(12)
금계(3) 솔개(2) 새(2) 물소(2) 여우(1) 구렁이(1)
그리고, 동물이름이 나오지 않는 동작 2개 가운데 ‘전신수세’는 그대로 제외하더라도, ‘박협강간’은 그 내용상 ‘곰’을 주어로 분류할 수 있다. 그렇다면, 등장동물은 모두 87마리가 된다.
조류 4종을 ‘새 또는 학’으로 한데 묶어 원숭이, 곰, 호랑이, 사슴과 함께 ‘다섯 동물’로 정리하면, (뒤에서 밝히는 사유들로 인하여) 여우는 ‘원숭이’로 묶고, 물소와 구렁이는 ‘사슴’에 귀속시킬 수 있다. 그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다섯 동물’ 총 87마리] 새(19) / 원숭이(20) / 곰(17) / 호랑이(15) / 사슴(16)
오금희 각 절의 동작수가 4~17개에 이르는 들쭉날쭉한 구성임을 고려할 때, 동물별로는 전체적으로 ‘다섯 동물’이 거의 균형적으로 안배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수공을 제외한 7개의 절에서는 ‘다섯 동물’이 하나도 빠짐없이 등장한다.
또한, 하나의 동물에 2개의 동사가 연결된 경우가 (뒤에서 살펴보듯이) 10개가 있으므로 동물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동사는 전부 97개가 나온다.

두 동물이 한 동작에 함께 들어있는 경우
‘원우타호(猿右打虎)’ 동작에 ‘호랑이[虎]’라는 글자가 분명 들어있지만, 앞에서 우리는 원숭이로만 분류하였지 ‘호랑이’로는 중복해서 셈하지 않았다. 맞는 자세의 비참한 호랑이는 ‘보이지 않는 존재’이므로 결코 우리가 모방할 수 없는 것이다. 참고로, ‘7자결(七字?)’에서는 ‘호랑이’를 때리는 살 떨리는 배역을 ‘원숭이’ 대신 ‘곰’이 맡고 있다. 어쨌든 두 동물이 한 동작에 나오는 경우는 아래 4개뿐이다.
[웅고호거] 곰이 기대고 ‘돌아서서’ 호랑이가 걸터앉는다.
[호박녹분] 호랑이가 내려치고 ‘돌아서서’ 사슴이 달린다.
[원섬녹인] 원숭이가 재빨리 피하고 ‘돌아서서’ 사슴이 앞발을 당겨 올린다.
[웅황치고] 곰이 몸을 흔들면서 ‘동시에’ 솔개가 뒤를 돌아본다.
맨 아래 열거된 ‘웅황치고’는 곰과 새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복합동작이다. 다른 경우들은 모두 한 동물의 세부동작을 수행하고 나서, 180도 회전하여 다른 동물의 다음 세부동작을 수행하는 순차연결 형태이다.
또한, 대부분의 동사에는 그 주어로 상정되는 특정의 동물이 있다. 즉, 동물마다 어느 정도는 고유한 동작과 동사가 존재하는 것이다.

다섯 동물의 특징과 동사들

새 또는 학
‘새[?]’는 사실 ‘학(?)’을 대신한 글자라고 본다. 날개를 하나씩 펼 때는 주어가 ‘학’인데, 양 날개를 펴는 경우에는 그냥 ‘새’라 하였다. 어떤 다른 새일 수 있을까? 2번 사용된 ‘요보(拗步)’라는 용어는 ‘백학(白?)’이 주어일 때는 동사로, ‘새’가 팔을 뻗쳐(伸) 움직이는 동작에서는 부사로 사용되었다.
‘학’은 모두 12회 나오는데, ‘좌/우’가 표시된 6회는 그냥 ‘학’이라 하고, 그렇지 않은 6회는 모두 ‘백학’이라 하였다. 글자수를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학’의 색깔은 보이듯이 그냥 그렇게 하얗다고 해야 할 것이다.
3회 등장하는 ‘금계(金?)’는 ‘독립’세를 취할 때, 팔의 생동감이 표현된 것이다. 독립세를 취할 때 양손을 가만히 허리에 붙이면 딛는 발의 좌/우와 함께 ‘학’이라고 하였다.
2회 출현하는 ‘솔개(또는 올빼미)[? 치]’는 몸통을 유연하게 뒤돌려 자기 발뒤꿈치를 보는 형상을 강조한 명명이라고 생각한다. ‘학’도 물론 그런 동작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한편, ’7자결’에는 ‘제비[燕]’가 3회나 나오는데, ‘4자결’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날개[翅 시]를 많이 움직이는 새는 팔로 모방하는 동작들이 많지만, 의외로 가슴, 단전 등 몸통부위를 단련하거나, 특이한 다리자세를 따라 하는 동작들도 적지 않다. 새 또는 학이 주어가 되는 동사는 다음 19개이다. (숫자는 동사 출현 횟수)
비상(?翔 1) 날다 [하늘을 나는 것을 상상하며 두 팔을 크게 젓다]
전시(展/翅 4) 날개를 펼치다 [날개가 달려있다고 상상하면서 팔을 들어 움직이다]
선시(?/翅 1) 날개를 퍼덕이다 [날개로 상상하면서 팔을 쭉 펴서 내려치다]
신(伸 1) 팔을 펼쳐서 (엇갈리게 拗步) 움직이다
장(? 2) (가슴을) 펴다
포(抱 2) (가슴이나 단전을) 감싸안다
고(? 1) 및 고반(?盼 1) (솔개의 눈으로) 양쪽으로 크게 뒤돌아보다
독립(?立 5) 외다리로 서다 [독립세]
요보(拗步 1) 몸을 뒤틀면서 걷다

원숭이
‘신선급[仙]’ ‘여우[狐 hú 호]’는 ‘7자결’에서는 같은 발음의 ‘원숭이[? hú 호]’로 되어 있다. 달을 보고 절하는 동물은 바로 낮에 해를 가리키던 그 녀석이었던 것[?猿指日]이다.
자주 등장하는 과일[果] 또한 녀석의 팔동작을 위한 소품에 불과했다. 과일을 딸 때는 ‘영험한[?]’ 원숭이가 과일을 바칠 때는 ‘흰[白]’ 원숭이라 불리는데, 제사를 지낼 때의 정갈한 분위기를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별 의미는 없다.
‘원숭이[猿]’는 재빠르게 피하거나 겁 없이 호랑이를 때리기도 하는데, ‘팔[臂 비]’이라는 글자가 11개 동작에 함께 나올 정도로 우리는 녀석의 앞발 아니 팔을 많이 배워야 한다. 원숭이가 주어가 되는 동사는 다음 20개이다. (숫자는 동사 출현 횟수)
헌과(?/果 1) 과일을 바치다 [크게 절하고 마보로 서서 양팔을 앞으로 뻗는다]
적과(摘/果 2) 과일을 따다 [한 손으로 과일을 따듯 위아래로 팔을 뻗는다]
지일(指日 1) 해를 가리키다 [한 손으로 해를 가리키듯 위아래로 팔을 뻗는다]
배월(拜月 1) 달을 보고 절하다 [도저히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동작이다!]
타호(打虎 1) 호랑이를 때리다 [팔로 두 번 가격하면서 옆으로 돌아앉는다]
리(理 1) 다스리다 [관리하다]
거(? 5) 양팔을 크게 쳐들다
서(舒 4) 한 팔씩 들어올려서 쭉 펴다
반신(反伸 2) (상체를 숙인 채) 팔을 거꾸로 뻗어 올리다
섬(? 1) 및 섬/반(?/? 1) 재빨리 피하면서 돌(아 앉)다


앞에서 우리는 ‘박협강간’의 주어가 ‘곰[熊]’이라 단언했다. 하물며 갈빗대를 치며 강화시키는 부위가 간임에랴. 놈에게는 쭈그려 앉거나 상체를 구부려 내부장기를 압박하는 동작들이 유달리 많다. 나무를 거꾸로 오르는 동작에서는 색깔이 ‘검은[黑]’ 것으로 표현되는데, 피가 쏠려서 그렇게 되는 건지는 몰라도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곰은 또한 큰 몸집을 유연하게 움직이는데, 허리를 중심으로 상체를 좌/우로 크게 돌리며, 좌/우로 몸을 기대고 밀면서 버티고, 몸을 좌/우로 흔들어대기까지 한다. ‘웅운요과(?)’에서는 명사(사타구니)가 사용되었는데, 한 손을 땅에 짚는 ‘웅운견과(跨)’에서는 동사(‘두 다리 벌리고 걸터앉다’)가 쓰였다. 둘 다 맞거나, 후자가 오류일 것이다.
강(强)은 간을 강하게 한다는 동사이겠지만 간접적인 효과를 나타내므로 여기서는 제외했다. 보조적인 동작이지만 감싸안는 동사 2회를 더하면 곰이 주어가 되는 동사는 다음 19개이다. (숫자는 동사 출현 횟수)
준(? 2) 쭈그려 앉다
포(抱 2) 몸을 감싸안다
연(? 1) (장기를) 꿈틀거리게 압박하다
부(俯 1) (상체를) 구부리다
반(攀 1) 및 도반(倒攀 1) 기어서 오르다 및 거꾸로 매달려 오르다
운(? 4) (상체나 몸의 축을 회전시키며) 옮기다
고(? 1) 및 항고 (抗? 3) 상체를 좌/우로 밀고 버티며 기대다
황(晃 1) 몸을 흔들어대다
박(拍 1) 치다
반좌(?坐 1) 돌아앉다

호랑이
산(山)에 사는 ‘호랑이[虎]’는 노여울[怒] 때 먼 산 노려보고 사나울[猛] 때 산에서 뛰쳐 내려가는데, 이는 묘사에 불과할 뿐 그의 속마음이 드러난 것은 아닐 터이다.
호랑이가 앞발로 내려치는 동작이 4회나 되는데, 무엇이 그 대상인지는 모르겠다. ‘7자결’에서는 호랑이가 ‘양’을 내리치고 또 ‘나비’를 내리치는 것으로 나온다. 호랑이는 움켜쥐고 내려치고 앞뒤로 치는 변화무쌍한 앞발 모양만큼이나 다양한 앉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걸터앉고 깊게 앉고 또 낮게 앉는다.
호랑이는 연결동작(호박반추, 호장조박)과 상체/하체 복합수행동작(호조하좌 2회)들이 있어서 동사 4개가 더 있다. 호랑이가 주어가 되는 동사는 다음 19개이다. (숫자는 동사 출현 횟수)
수산(搜山 1) 산을 훑어보다 [먼데 시선을 두고 좌우로 몸을 돌리다]
하산(下山 1) 산을 내려오다 [한 발로 차고 두 팔을 뻗어내리다]
송(松 2) (등과 어깨를) 풀어주다
조(? 3) 움켜쥐다
박(? 4) 내리치다
장(掌 1) (앞뒤로) 손등으로 치다
반추(反? 1) (자기 몸을) 돌려서 두드려치다
거(踞 1) 걸터앉다
거침좌(踞/?坐 1) 걸치면서 깊게 앉다 [하나의 동작]
하좌(下坐 2) 낮게 앉다
선좌(旋/坐 1) 및 전좌(?/坐 1) 돌아서 앉다

사슴
달을 쳐다보며 헐떡대는 동물은 ‘물소’인데, ‘7자결’에서는 주어가 ‘사슴’으로 나온다. 한편, 곽정헌선사의 도인도 해설[“비전화타오금희” 259쪽]을 참고하면, 흰 구렁이가 몸을 뒤집어 펴는 ‘백망번신’ 동작은 사슴[‘앙유녹경(仰?鹿?)’]의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뿔로 받고 뒷발길질하며 또 달려가는 ‘사슴[鹿]’은 유연하게 목을 돌리고 척추를 쭉 훑어 세운다. 사슴은 연결동작(우선녹분, 녹인우반)과 상하체 복합수행동작(녹저등제 2회)이 있으니, 동사 4개를 추가하면 사슴이 주어가 되는 동사는 다음 20개이다. (숫자는 동사 출현 횟수)
참원조(站/?眺 1) 서서 멀리 바라보다 [하나의 동작]
유(? 3) (목을) 유연하게 돌리다
운(? 1) (척추와 꼬리뼈를) 움직이다
백망번신(白??身 1) 흰구렁이처럼 몸을 뒤집어 펴다 [척추를 쭉 훑으며 피다]
인(引 2) (양팔을) 당겨서 머리위로 올리다
저(? 2) (뿔로 받듯이) 두 손으로 뻗어치다
등(? 2) (뒷발질하듯) 밟다
분(奔 2) 달리다 [등보식 또는 하궤보]
앙회고(仰回? 1) 고개를 숙여 하늘을 바라보다 [실제로는 손을 거꾸로 뻗다]
서우망월(犀牛望月 2) 물소가 달을 바라보다 [실제동작의 표현이 불가능하다!]
선(旋 1)과 반(? 1) 및 선반(旋/? 1) 돌다 또는 돌아서 앉다


차라리 그 시간에 수련 몇 번 더 하는 게 훨 낫지 않았을까요? (뒤늦은 탄식)

[참고문헌]
화타오금지희도해, 곽정헌 저, 김성기/박윤선 공역, 우리출판사, 서울, 2008년
비전화타오금희, 장방흥/방락창 편저, 김성기 편역, 성대출판부, 서울, 2011년
천년도인술, 지부 저, 신진식 역, 일빛, 서울, 2010년
마왕퇴의 귀부인(1~2), 웨난 저, 이익희 역, 일빛, 서울, 200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