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 소파에 편안히 누운 나에게
“오늘 오금희 배운 것 좀 해봐” 하며 신랑이 내 손을 잡아끈다.
신랑의 협박 아닌 협박에 은근히 눈을 흘기며
“오늘은 제대로 배웠다고요” 하면서 나는 어느새 오금희 동작에 들어간다.
“녹인우반 사슴이 몸을 당겨 오른쪽으로 돌아앉다”
가만히 보고 있던 신랑 한마디
“맞기는 맞는 것 같은데 어딘가 동작이 좀 이상한 것 같네”
나는 큰소리로 웃으며
“내가 몸치라는 것 감안해서 보라고 했잖아요” 라며 다시 한번 눈을 흘기며 동작을 계속한다.
원래 운동신경이 없는 나는 운동을 정말 싫어한다. 숨쉬기 운동과 걷는 운동 빼고는 말이다. 간혹 등산을 좋아하는 신랑을 따라 산에 오르기도 하지만, 몸이 허약한 나는 건강을 생각해서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기도 쉽지 않고 어느 운동이 나에게 맞는지 선택하기도 만만치 않았다.
신나는 음악에 이끌려 시작했던 에어로빅은 체력의 한계와 몸치의 구제불능을 절감하며 3개월도 못갔고 물과의 싸움에서 이겨보고자 노력했던 수영 또한 비염과 체력의 소진으로 1년을 겨우 넘기고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다.
이 세상 그냥 얻어지는 것이 있으랴 그냥 하늘이 주신 것에 감사하고 열심히 살자는 생각으로 포기상태였지만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니 너무도 무력해지는 내 자신에 시간만 있으면 눕고만 싶었다는 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 모습에 안타까워 하던 신랑이 어느날
“우리 나이에 맞는 좀 느리면서도 전신운동이 될 수 있는 운동이 없을까?
중국의 파륜궁처럼 천천히 하는 운동말야, 중화 TV에 나온 오금희라는 운동도 있던데“
“TV에 오금희 나왔어요?”
“응, 내가 봤는데”
“그 운동 내가 대학원 다닐 때 김성기교수님이 새벽에 명륜당 은행나무 밑에서 가르쳐 주시던 운동인데, 지금은 생각도 안나, 단지 생각나는 것은 교수님이 동작을 얼마나 천천히 하시던지 답답해 죽을뻔 했다니까요, 지금은 경기대 근처에 도장을 열으셨다는 소식은 들은 것 같은데...”
정말 그랬다. 너무 천천히 하는 동작이라 무슨 운동이 될까라는 생각에 별로 애착이 가지도 않았다. 단지 좋았던 기억은 새벽 공기 맡으며 은행나무와 어우러진 그 맑고 상쾌한 느낌과 고풍스런 명륜당의 정취가 좋았던 것 같다.
신랑은 나를 일으켜 앉히며 그 곳이 어디며 가보자고 재촉한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오금희, 신랑의 반 강제적인 이끌림에 시작한 오금희를 어느새 초급을 지나 중급을 마치고 수료증을 받을 때가 된 것이다.
그렇게 천천히 하면서 운동이 될 것 같지 않았던 오금희는 예비공에서부터 허리와 목, 어깨와 다리 손가락까지 움직이지 않는 마디가 없었다.
처음 기초반을 할 때는 왜 그렇게 하품이 나던지 공부하기 싫은 사람이 하품만 한다고 선생님 보기 죄송할 정도로 하품을 해댔다. 민망한 마음에 고급반 졸업한 선배에게 물었더니 몸 안의 나쁜 기운이 서서히 빠져 나가고 있으니 좋은 현상이라며 자기는 트름도 나오고 방귀도 나온다며 일러 주는 것이 아닌가.
더구나 잘 몰랐던 동작 하나 하나의 느낌은 중급을 거의 끝내갈 무렵에야 조금씩 깨닫게 되고 있었다. 丹鳳朝陽을 지나며는 어느새 온 몸이 땀에 젖어 오고 숨이 가빠온다. 白鶴抱胸을 할 때는 한 동안 허리가 아파 힘들기도 했었고 鹿仰回顧를 할때는 같은 동작을 어찌나 많이 했던지 다리에 알이 배겨 며칠을 힘들어 하기도 했다. 또 旋?鹿頸을 하면서는 혀가 마비가 오면서 침까지 흘리는 것 같았다. 나이가 들며는 말이 느리고 어눌해진다고 하는데 오금희 덕에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으니 신세대 랩이라도 불러야 하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동작을 익히면 명칭이 생각이 안나고 명칭을 익히면 동작이 왜 그리도 생각이 안나던지, 명칭은 또 왜 그리도 비슷하던지 녹인우반, 녹선좌반, 웅운요과, 웅운견과, 좌운웅경, 우운웅경... 아무리 몸치라지만 신랑 앞에서 자신있게 하고 싶은데 그날 배운 동작이 생각이 안나고 명칭도 생각이 안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는 않았다.
덕분에 참 열심히 했다. 타의든 자의든 하루 하루 지나면서 내 몸 상태가 변화하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되었다.
첫째로는 몸이 엄청나게 부드러워져서 손가락 마디 마디 조차도 모두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둘째는 꼭 무엇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오장육부 기관에 변화가 있는 것을 느끼는 이유는 화장실도 잘 가고 얼굴 피부의 색깔도 조금씩 환하게 변하는 모습을 나 보다 남들이 더 빨리 알고 있었다.
셋째는 오금희를 하고 나서부터는 당장 무엇을 시작해도 금방 해 낼 것 같은 생각의 변화였다. 나태하여 무기력하던 모습에서 이제는 활기있는 모습으로 씩씩하게 생활하고 있으니 말이다.
고급반에서는 공자님을 만나며 오금희를 한다지. 화타선생을 만나 몸을 수련하고 있으니 공자님을 만나 이제는 정신의 수양도 함께해야 하겠지.
오늘도 변함없이 신랑이 보고 있는 앞에서 오금희를 한다. 흐뭇해 하며 바라보던 신랑한마디
“당신은 오금희 동작이 무용하는 것 같애”
칭찬이겠지, 아마도.
끝
“오늘 오금희 배운 것 좀 해봐” 하며 신랑이 내 손을 잡아끈다.
신랑의 협박 아닌 협박에 은근히 눈을 흘기며
“오늘은 제대로 배웠다고요” 하면서 나는 어느새 오금희 동작에 들어간다.
“녹인우반 사슴이 몸을 당겨 오른쪽으로 돌아앉다”
가만히 보고 있던 신랑 한마디
“맞기는 맞는 것 같은데 어딘가 동작이 좀 이상한 것 같네”
나는 큰소리로 웃으며
“내가 몸치라는 것 감안해서 보라고 했잖아요” 라며 다시 한번 눈을 흘기며 동작을 계속한다.
원래 운동신경이 없는 나는 운동을 정말 싫어한다. 숨쉬기 운동과 걷는 운동 빼고는 말이다. 간혹 등산을 좋아하는 신랑을 따라 산에 오르기도 하지만, 몸이 허약한 나는 건강을 생각해서는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하기도 쉽지 않고 어느 운동이 나에게 맞는지 선택하기도 만만치 않았다.
신나는 음악에 이끌려 시작했던 에어로빅은 체력의 한계와 몸치의 구제불능을 절감하며 3개월도 못갔고 물과의 싸움에서 이겨보고자 노력했던 수영 또한 비염과 체력의 소진으로 1년을 겨우 넘기고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다.
이 세상 그냥 얻어지는 것이 있으랴 그냥 하늘이 주신 것에 감사하고 열심히 살자는 생각으로 포기상태였지만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으니 너무도 무력해지는 내 자신에 시간만 있으면 눕고만 싶었다는 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 모습에 안타까워 하던 신랑이 어느날
“우리 나이에 맞는 좀 느리면서도 전신운동이 될 수 있는 운동이 없을까?
중국의 파륜궁처럼 천천히 하는 운동말야, 중화 TV에 나온 오금희라는 운동도 있던데“
“TV에 오금희 나왔어요?”
“응, 내가 봤는데”
“그 운동 내가 대학원 다닐 때 김성기교수님이 새벽에 명륜당 은행나무 밑에서 가르쳐 주시던 운동인데, 지금은 생각도 안나, 단지 생각나는 것은 교수님이 동작을 얼마나 천천히 하시던지 답답해 죽을뻔 했다니까요, 지금은 경기대 근처에 도장을 열으셨다는 소식은 들은 것 같은데...”
정말 그랬다. 너무 천천히 하는 동작이라 무슨 운동이 될까라는 생각에 별로 애착이 가지도 않았다. 단지 좋았던 기억은 새벽 공기 맡으며 은행나무와 어우러진 그 맑고 상쾌한 느낌과 고풍스런 명륜당의 정취가 좋았던 것 같다.
신랑은 나를 일으켜 앉히며 그 곳이 어디며 가보자고 재촉한다. 그렇게 해서 시작한 오금희, 신랑의 반 강제적인 이끌림에 시작한 오금희를 어느새 초급을 지나 중급을 마치고 수료증을 받을 때가 된 것이다.
그렇게 천천히 하면서 운동이 될 것 같지 않았던 오금희는 예비공에서부터 허리와 목, 어깨와 다리 손가락까지 움직이지 않는 마디가 없었다.
처음 기초반을 할 때는 왜 그렇게 하품이 나던지 공부하기 싫은 사람이 하품만 한다고 선생님 보기 죄송할 정도로 하품을 해댔다. 민망한 마음에 고급반 졸업한 선배에게 물었더니 몸 안의 나쁜 기운이 서서히 빠져 나가고 있으니 좋은 현상이라며 자기는 트름도 나오고 방귀도 나온다며 일러 주는 것이 아닌가.
더구나 잘 몰랐던 동작 하나 하나의 느낌은 중급을 거의 끝내갈 무렵에야 조금씩 깨닫게 되고 있었다. 丹鳳朝陽을 지나며는 어느새 온 몸이 땀에 젖어 오고 숨이 가빠온다. 白鶴抱胸을 할 때는 한 동안 허리가 아파 힘들기도 했었고 鹿仰回顧를 할때는 같은 동작을 어찌나 많이 했던지 다리에 알이 배겨 며칠을 힘들어 하기도 했다. 또 旋?鹿頸을 하면서는 혀가 마비가 오면서 침까지 흘리는 것 같았다. 나이가 들며는 말이 느리고 어눌해진다고 하는데 오금희 덕에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으니 신세대 랩이라도 불러야 하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처음에는 동작을 익히면 명칭이 생각이 안나고 명칭을 익히면 동작이 왜 그리도 생각이 안나던지, 명칭은 또 왜 그리도 비슷하던지 녹인우반, 녹선좌반, 웅운요과, 웅운견과, 좌운웅경, 우운웅경... 아무리 몸치라지만 신랑 앞에서 자신있게 하고 싶은데 그날 배운 동작이 생각이 안나고 명칭도 생각이 안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지는 않았다.
덕분에 참 열심히 했다. 타의든 자의든 하루 하루 지나면서 내 몸 상태가 변화하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되었다.
첫째로는 몸이 엄청나게 부드러워져서 손가락 마디 마디 조차도 모두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둘째는 꼭 무엇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오장육부 기관에 변화가 있는 것을 느끼는 이유는 화장실도 잘 가고 얼굴 피부의 색깔도 조금씩 환하게 변하는 모습을 나 보다 남들이 더 빨리 알고 있었다.
셋째는 오금희를 하고 나서부터는 당장 무엇을 시작해도 금방 해 낼 것 같은 생각의 변화였다. 나태하여 무기력하던 모습에서 이제는 활기있는 모습으로 씩씩하게 생활하고 있으니 말이다.
고급반에서는 공자님을 만나며 오금희를 한다지. 화타선생을 만나 몸을 수련하고 있으니 공자님을 만나 이제는 정신의 수양도 함께해야 하겠지.
오늘도 변함없이 신랑이 보고 있는 앞에서 오금희를 한다. 흐뭇해 하며 바라보던 신랑한마디
“당신은 오금희 동작이 무용하는 것 같애”
칭찬이겠지, 아마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