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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타오금희

정회원 수련기

오 은 석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나는 어릴 적부터 몸이 튼튼한 편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잔병치례를 하지는 않았지만, 성장기였던 중 고교 시절부터 만성적인 신경통에 시달렸다. 아마 갑작스럽게 성장을 하는데 미처 준비를 하지 못해서일 것이다.

성인이 되어서 악기를 다루게 되었는데, 내가 연주하던 기타라는 악기는 몸을 왼쪽으로 틀고 한 다리를 올리고 연주해야하는 탓에 악기를 한지 4년 째 되던 해 몸에 손에 고장이 났다.

꿈을 접어야 했던 그 시절은 내 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과 가장 절망스러웠던 순간이 교차하는 생의 전환점이었다.

그 후로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운동들을 해봤지만, 내 몸이 낡아가는 것을 되돌릴 길은 없었다.

이 무렵 내 건강은 최악의 상태였던 것 같다.

예식장 기념 촬영에 찍힌 얼굴 중 내 얼굴이 가장 검고 칙칙했다.

과거 담배를 피운적 있었던지라 건강이 심각하게 염려스러웠다.

몸이 아플 때마다 내 몸을 처음 부터 다시 세팅하고싶다, 다시 엄마 뱃속부터 출발하고 싶다는 이뤄지지 않을 꿈을 탓하며 세월을 지냈다.

시간을 돌릴 수 없는 것 처럼, 나의 생은 만성적인 통증을 안고 점점 더 괴로와 하면서 하루 하루를 흘려보내겠지..하며 어린 시절부터 몸 관리를 철저히 하지 못한 자신을 탓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같은 기타 애호가이신 김한섭님을 통해 손가락을 푸는 동작(후에 알았지만 조식의 동작)을 배우면서 예비공 4가지 동작을 즉석에서 배웠다.

움직임이 느린 것이 근육과 관절을 섬세하게 사용하는 운동임을 알고, 잘만하면 이것이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여겨 홈페이지를 방문해 동영상을 따라하며 1개월의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김성기교수님과 통화를 하고 본부에 처음 방문을 하였고, 선배님들의 따스한 환대와 놀라운 몸짓에 매료되어 오금희 17기로 등록했다.

완전 초보였던 내가봐도 고수님이셨던 주영환선생님의 어질고 섬세한 가르침을 받으면서 초급반을 시작했다.

선생님들과 선배님들의 수련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장 놀라왔던 것은 사람의 몸이 저렇게 아름다운 것이었구나 하는 것이었다.

대다수의 우리는 생활 속에 나의 육신을 머리가 이끄는 노예처럼 함부로 부리고, 관심을 갖지도 않고 홀대하고 있다. 몸 관리하는 것이 무슨 흉인양 비쳐졌던 옜날에 비하면, 지금은 웰빙이라는 시대적 코드 때문에 한결 몸에 대한 관심이 커지긴 했어도 말이다.

선배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의 몸이 저렇게 학처럼, 곰처럼, 호랑이처럼, 원숭이처럼 자연스럽게 동작을 흘릴 수 있구나 놀라왔고, 그 동작 하나하나는 전통의 춤사위를 보는듯 아름다왔다.

시간이 지나면 다도 저분들 처럼 아름다운 몸동작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오금희는 내게 있어서 기공수련이 아니라 마치 인간문화제에게 승무나 살풀이를 사사받는듯이 즐거웠다.

내 몸이 뻣뻣한지는 알았지만, 오금희를 하면서 더욱 심각하게 느낄 수 있었다.

나름대로 많은 스포츠를 즐기던 나였지만, 오금희를 따라 하는 것은 쉬운 것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가장 매력적인 가르침의 방법이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만, 무리 않고, 호흡도 동작이 이끄는 자연스러운 것이어야 한다’는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부분이었다.

처음 내가 오금희를 시작할 때는 웅부신요 자세에서 손이 땅에 닿자면 꼬리뼈부위의 허리가 굽혀지지 않고 등이 둥글게 말리고 허벅지가 당길 정도로 힘들었지만, 매일매일 단 5분이라도 오금희를 하던 사이, 어느덧 1년이 지나자 요즘은 오금희 본부에서 너무 많이 굽힌다고 지적을 받기에 이르렀다.

난 평생 남들같이 제대로 허리 한번 못 굽힐 줄 알았다. 완전하려면 한참을 남았지만, 몸이 변화하고 적응해 가는 과정은 너무나 신기하고 보람있다.

오금희를 기공이라고 부르지만, 나는 기를 느껴본 적이 없으므로 사실 그쪽에는 별 관심이 없었으며, 아직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몸이 느끼는대로 마음을 열어두어 언젠가 나도 그것을 느끼게 될 날이 오지 않을까 재촉하지도 않고 마다하지도 않고 하루하루를 수련할 뿐이다.

사실 내게 가장 큰 오금희의 매력은 앞서 말한바 같이 온 몸의 근육과 관절을 부담 없이, 그대신 끊임없이 움직여주어 궁극적으로는 가장 몸이 자연스러운 상태로 되돌려놓는데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다이어트와 건강 관련 커뮤니티에서 활동을 하는데, 레포츠가 건강을 넘어 유행이 되고, 사업적인 수완이 되어 급조되는 마당에 천 년을 한결같이 검증되어 내려온 이 운동이야 말로 가장 순수하고 바른 건강관리법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토록 서서히, 몸을 철저하게 원래대로 되돌려 놓는 운동이 과연 무었이 있을까 싶다.

오금희는 나에게 있어서 요즘 점차 생활의 일부분이 되어가고 있다.

적어도 식사가 차지하는 비중 만큼은 된 것 같다.^^;

하루 두 끼에서 세 끼의 법을 먹되, 절대 하루라도 거르는게 없는 식사.

중급반을 지도해주셨던 최정식선생님께서 ‘수련은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배와 같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 말씀이 크게 와 닿아 하루라도 짧게라도 꼭 오금희를 거르지 않고 마감을 하려 노력하고 있다.

원래 공연무대에 섰던 경험이 다수인지라 철면피의 기질은 있어 이제는 아무데서나, 아무 때나 오금희를 한다.

홀로 적막함 속에 하는 수련이 가장 좋다고는 하나 적어도 몸체조라도 된다 생각해 장소와 시선을 가리지 않고 몸을 푼다.

가끔 사람들이 손을 돌리고 어깨를 풀고 허리를 돌리는 나를 보고 무용하시는 분이냐고들 한다. ^^

이제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겹지 않으며, 장거리 여행을 해도 몸이 지치지 않고, 바쁜 하루 힘든 일에 시달려도 전혀 걱정이 없다.

어떤 하루를 보냈건 오금희를 하고 나면 몸이 초기화로 셋팅 대기 때문이다..^^

이제 일년이 지났으나, 2년,3년, 10년 후의 나의 몸이 어떻게 변해갈지 궁금하다.

얼마나 더 편해질까?…

평생을 하고 사랑하는 이들에게 알려 주고픈 이 멋진 오금희를 만나게 해 준 인연에 감사한다.

주영환 선생님, 최정식 선생님, 한섭형, 그리고 여러 선생님과 함께 잼나게 수련을 해주신 동기분들께 이 참에 감사의 인사 드립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