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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타오금희

정회원 수련기

남 명 희
신심(信心), 결심(決心), 항심(恒心)

남명희(南名熙)

▷오금희에 입문하는 첫날,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첫 번째 지침은 ‘오금희답게 하라’는 것이었다.

“오금희의 모든 동작은 오금희다워야 합니다. 과거에 태극권이나 태권도 등 다른 운동을 했거나 또는 전혀 운동을 하지 않으신 분도 이제부터는 모든 동작을 잊어버리고 오금희답게 하셔야 합니다.”

수련도중 선생님이 가끔씩 오금희 동작이 아니라며 수정을 해 주었지만, 자세와 동작을 익히는데 급급하다보니 어떻게 하는 것이 오금희답게 하는 것인지 미처 생각할 겨를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그 뜻과 동작을 배우지도 못하고 초급반을 마치게 되었다.

▷그 후 중급반을 지도해주신 최정식 선생님의 화두(話頭)는 송(?)이다.

한마디로 몸의 긴장을 풀고 편안한 마음으로 수련을 하라는 것인데, 중급반 수료를 앞두고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특별히 당부한 지침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오금희의 시작과 끝은 한마디로 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동작과 순서를 정확하게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크게 보면 그것은 수련의 시작이며 일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중급반을 수료하시는 여러분은 이제 익힌 동작을 반복하며 내 몸을 관찰하고, 몸 속에서의 어떤 변화와 느낌들을 계속 찾아가야 합니다. 오금희 수련은 바로 이러한 느낌을 찾고자 끝없이 정진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오금희의 정수는 예비공에 있고 그 중에서도 바로 녹참원조에 모든 요결이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녹참원조의 요결을 터득했을 때 자세도 훨씬 더 부드럽고 좋아질 뿐만 아니라 오금희의 또 다른 느낌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와 함께 오금희 수련을 시작하기 전에 매번 선생님이 꼭 붙이는 말이 있다.

“이제부터 모든 동작은 잊고, 긴장을 풀고 마음을 편안히 가지십시오??????????, 자, 시작하겠습니다?????녹참원조...”

선생님의 구령에 따라 준비자세에서 호흡을 가다듬으며 침묵 속에 맞게되는 첫 번째 ‘침잠(沈潛)의 시간’을 나름대로 열 개의 점으로 표시해보았다.

그리 길지 않은 그 시간이 내가 느끼기엔 10분도 더 되는 긴 시간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많은 생각과 잡념들이 계속 머릿속을 스쳐가며 맴돈다.

‘그래, 편안한 마음으로 내 몸을 오금희에 맡겨보자. 그리고 즐거운 마음으로 오금희의 세계를 여행해 보자.’

이렇게 생각하며 마음을 가다듬어 보지만 경직된 몸은 쉽게 방송(放?)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럴수록 더 많은 잡념과 망상들이 머릿속을 메우곤 한다.

한동안 내 몸과 마음은 강풍에 천지사방으로 정신 없이 흩날리는 함박눈처럼 소란스럽고 뒤숭숭하며 질서가 없다가 문득 “자, 시작하겠습니다” 하는 선생님의 말에 이어서 두 번째로 찾아오는 점 다섯 개의 ‘침잠의 시간’을 맞이한다.

그러나 이번엔 처음보다 더 짧은 침묵과 기다림의 시간이지만 이상하리만큼 어느새 몸과 마음은 훨씬 가벼워지고 잡념도 많이 없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잠시 후, 이어지는 선생님의 구령에 따라 그저 내 몸은 편안하게 이끌려 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자세와 동작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서 혼자 수련을 할 때면 20분정도 녹참원조를 한 후 오금희의 다음 동작에 들어가는데, 그때 느껴지는 ‘어떤 변화’ 를 최근에 경험하기 시작했다.

녹참원조 자세에서 우선 편안하게 느껴질 정도로 적당히 몸의 힘을 빼되 최소한의 긴장감을 유지한 채, 눈은 저 멀리 넓은 바다의 수평선을 바라보듯 지긋이 뜬다.

그 자세로 의수단전(意守丹田)하며 서 있다보면, 처음엔 입안에 박하사탕을 물은 것처럼 화한 느낌과 함께 침이 고이고, 이어서 양손바닥이 더워지며 팽창되는 기감(氣感)을 점차 강하게 느끼게 된다.

그 다음엔, 마치 반신욕을 할 때 일정시간이 지나면 갑자기 더운 기운이 온 몸을 휘감아 도는 느낌이 오듯이, 등판 전체가 전기담요를 덮어쓴 것처럼 더워졌다가 그런 상태에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다음엔 찬 물로 샤워를 하듯 차가운 기운이 온 몸을 감돌며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가운데 양쪽 겨드랑이는 외탱(外撑)과 내포(內抱)의 팽팽한 기감(氣感)과 더불어 마치 바람이 꽉 찬 풍선을 끼고있는 듯하고, 상체는 좌경(座勁)과 정발(庭拔)의 기운으로 균형을 이루다가 점차 온몸이 아래로 가라앉는 느낌이 들며 더욱 자세가 편안해 진다.

그 후 약 10여분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서서히 잡념이 없어지고, 점차 머리가 맑아지면서 ‘잡념의 방호막’이 쳐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오히려 무슨 생각을 해보려해도 보이지 않는 어떤 ‘막’ 때문에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는 그런 상태가 이어지는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오금희 수련을 마지막 수공까지 끝내고 나면, 흐르는 땀과 함께 몸과 마음은 깃털처럼 가볍고 머리가 맑아지며, 발걸음은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 가벼워진다.

▷이제 막 시작에 불과한 작은 느낌들을 경험하면서, 아직까지 ‘오금희답게 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터득하지도 못했고,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송(?)의 길은 멀게만 느껴지지만, 선생님의 가르침대로 오금희 수련은 평생동안 해가면서 어떤 느낌들을 끊임없이 찾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화타오금지희’ 교본 서문에 수록된 <오금희 수련시 요점과 주의사항> 13개 조항은 오금희를 배우는 금과옥조(金科玉條)와 같은 지침들이라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나는 마지막 열 세번째 항목을 제일 소중하게 여기고있다.

왜냐하면 제1항부터 12항까지는 오금희를 배우고 숙달하는 과정이라면, 13항은 배운 것을 끊임없이 이어가는 마음가짐이며 오금희 수련의 정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시 제13항을 그대로 여기에 옮겨본다.

‘배우면 바로 수련하고 수련도중에도 늘 배워라. 세심하게 체득하고 힘써 노력하여 진보해야 한다. 어느 한 단계에 오래도록 머물러 스스로 자만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수련의 깊이를 더하고 어느 경지에 달하기 위해서는 조급해하지 말고 오로지 몸과 마음을 비우고 ‘구름에 달 가듯이’ 느긋한 마음으로 여유를 갖고 세월을 낚으며 꾸준히 수련을 계속하는 것보다 더 좋은 비결은 없는 것 같다.

오금희는 1~2평 정도의 작은 공간만 있어도 얼마든지 수련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언제, 누구나, 어느 곳에서나 혼자서도 할 수 있다. 마음만 먹는다면 거의 아무런 제약조건 없이 언제라도 가능한 운동인 것이다.

오금희가 좋은 운동이라는 믿음의 마음(信心)이 생겼다면, 그 다음엔 어떤 경우에도 무슨 빌미를 삼아 수련을 게을리 하거나 포기하지 않겠다는 굳은 마음(決心)과 함께, 그 결심을 지속적으로 지켜나가는 변함 없는 마음(恒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느 선배 사형은 ‘1년에 오금희 1,000번하기’를 목표로 세웠다고 한다. 하루에 한번씩 계속 하기도 어려운데 하루에 세 번씩을 하겠다는 그분의 목표가 부럽기도 하고,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내가 부끄럽기도 했다.

우선 오늘부터라도 ‘오금희 하루 한번하기’ 목표부터 세우고 성실하게 실천해볼 계획이다.

오금희는 참으로 오묘하여 수련을 하면 할 수록 청명한 가을 하늘처럼 맑고, 망망대해(茫茫大海) 푸른 바다처럼 넓고 깊으며, 올라갈수록 태산보다 높고, 평생동안 유유자적(悠悠自適)하며 아무리 거닐어도 지치거나 싫증이 나지 않는 백화만발(百花滿發)한 신세계인 것 같다.

2002년 봄의 끝자락에 오금희를 시작해서 초급반을 마친 뒤, 사정이 있어서 곧바로 중급반을 수강하지 못하고 혼자서 연습을 해오다가 거의 만3년 만에 늦깎이 수료를 하자니 더욱 그 감회가 새롭다.

▷끝으로 중급반 수련기간동안 많은 배려와 친절을 듬뿍 베풀어주신 이정태, 최태준, 김진호 사형님 모두에게 감사 드리며, 이미 지난해 중급반을 수료하고서도 우리를 위해 자원해서 모든 연락과 궂은 일을 도맡아 뒷바라지해주신 윤병철 사형께도 감사 드립니다.

특히 그동안 항상 여유롭고 유연한 모습으로 친절하게 우리를 지도해주신 최정식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그리고 미국에 계신 김교수님 내외분께서는 생활하시는데 불편함은 없으신지 안부 전해드립니다. 두 분의 가르치심과 그동안 베풀어주신 후의에 깊이 감사 드리며, 건강과 평화가 내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