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타 오금지희’를 만나게 된 것은 즐거운 사건이었다.
1년여 동안 일주에 한번 박 윤선 선생님을 따라 도반들(이 중에는 나의 사랑하는 딸도 있었다.)과 함께, 한 발 한 발 내딛다 보니 어느덧 오랜 대장정의 마지막 지점에 도달하게 되었다. 물론 선배님들에 비하면 아직 햇병아리이지만 그래도 이 순간의 감회만은 자못 새롭다.
1900여년 오랜 세월의 달빛을 타고 지금 이 순간 이제 화타의 빛과 정면으로 마주친 느낌이 든다.
어느 날 초급반 수련 때 선배에게 모르는 것을 물으니 그는 장난스레 웃으며 “화타에게 물어봐…!, 라고 말했는데 그때 나는 실제로 잠시 ‘화타의 빛’을 떠올려 본 적이 있다.
지난 달 2월말 경 오금희 중급과정을 반 정도 했을 때 10일 정도 뉴질랜드로 여행을 하였다. 「밀퍼드 협곡」으로 가는 도중에 있는, 한 얼음 호수에서 일행들이 한 시간여 제트 보트를 즐기는 동안, 나는 홀로 떨어져 나와 체리 나무 아래에서 오금희를 해 보았다. 여행 후 며칠 만에 처음으로, 그리운 마음을 누르며…
그때의 느낌은 잊을 수 없다.
내 앞에는 만년 전의 얼음이 녹아 흐르는 바다처럼 넓고 맑은 호수이며 뒤로는 아득히 펼쳐지는 산의 파도와 곡선들, 산 아래 숲 언덕에 간간히 보이는 목조의 집들, 그리고 하늘 푹신한 흙 공간을 부는 맑은 바람… 바람이 불거나 잠드는 이 허공은 그대로 하늘이었다. 오금희를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운동을 하는 중에 전후 좌우로 천천히 선회하며 그에 따르는 시선의 묘미란! 신선한 각도로 비치는 풍광들!
모처럼 자유로운 한 공간에서 오금희를 하니 나의 양팔이 바람을 받아 살짝 뜨는 듯 하였다. 바람에 기대어 나는 새처럼.
오금지희(五禽之戱)는 기승전결의 형태(나의 느낌상)로 전체 8절로 되어 있는데 1절 예비공, 8절 수공만 빼고는 모두가 새에 속하는 명칭을 붙였음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은 새처럼 힘차고 가벼운 기혈순환과 몸 자체에서 고이는 맑은 의식을 이루려 함인가…
1절 豫備功 예비공
2절 丹鳳朝陽 봉황새가 해를 바라보다
3절 金鷄艀蛋 금닭이 알을 까다
4절 大鵬展翅 대붕이 날개를 펴다
5절 孔雀開屛 공작이 병풍처럼 날개를 펴다
6절 喜鵲登枝 까치가 나뭇가지에 오르다(앉다)
7절 丹鳳朝陽 봉황새가 해를 바라보다
8절 收功 수공
우리가 땅을 밟고 걸어 다니고 있으나 오금희를 하는 우리의 기상은 가볍고 조밀하며 순수한 기운에 찬 것이 아닐까 한다. 그 기운 찬 기상으로, 최고조에 이르는 제 6절 희작등지(喜鵲登枝)에 이르면 ‘기쁜’ 기운에 찬 까치처럼 나뭇가지에 오르고 나뭇가지 사이로 날아 다닐 수도 있을 게다. 녹음이 무성한 여름날 길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울창한 나뭇가지 사이로, 허공의 길을 내며 가벼이 나는 새처럼, 그렇게 섬세하고 힘찬 하나의 의식.
또는 경칩 무렵의 봄날, 가벼운 옷차림으로 도약하듯이 호핑 스탭(hopping step)으로 뛰어가는, 어린 소녀의 가벼운 발걸음처럼, 그렇게 섬세하고 힘차며 가벼운 기운.
태극권이 몸 동작을 통하여 몸을 건강하게 함과 동시에 의식(意識)을 수련하는 것이라면 모든 무술의 원류격이라 하는 오금희야말로 意修(의수:의식 수련) 운동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의식, 순수의식, 뜻, 사랑의 힘(Energy), 성품, 본성, 마음, 기(氣)…등은 결국 일련의 같은 뜻의 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순수의식과 氣(기)의 관계는 동전의 양면과 같이 둘이면서 하나이라고 생각한다. 마음과 기의 관계 또한 마음이 좀더 추상적인 표현이라면 氣는 좀 더 물질적인 표현이 아닐까 한다. 심기(心氣)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요즈음 과학에서 말하는「쿼크」는 氣가 아닐까…
나는 한때 기(氣)라는 말에 대하여 거부감을 많이 가지고 있었으나 ‘공기(空氣)’라는 말은 어감이 꽤 신선하다고 느낀다. 空氣… 空 그자체가 氣이며 氣는 空한 것이다. 라는 이미지가 느껴진다. ‘진공묘유(眞空妙有)’ 또한 그러한 것이라고 이해하게 된다. 진공묘유는 의식이 공기(空氣)일때 드러나는 실체(실제의식)로서, 진공 그 자체가 묘유이며 묘유는 진공이 되면 저절로일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진공이 될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하면 본래의 성품인 진공(眞空)에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
각자의 방법이 있겠지만, “오금희를 하는 것은 어떨까?” (…이 문장을 쓸 생각은 못했는데 글을 쓰다보면 머리보다 펜이 나간다고 할까 피치 못할 흐름을 타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오금희 운동(또는 다른 행함)으로 순화되고 순화된 건강한 허공의 몸과 마음에서 에테르처럼 피어오르는 기의 향기와 같은 것이 각자의 의식이라 생각한다. 이직 나의 개념 정리가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그저 단순히 오금희를 하다보면 조금씩 몸이 좋아지고 기혈 순환이 고르게 돌아가고 차츰 의식이 맑아져서 맑은 기상이 되고, 맑은 기운은 그대로 허공과 통하였으면 좋겠다. 그러나 나이도 있고, 우선은 마음 차분하게 가지고 기쁘나 즐거우나 혹은 괴로운 일이 있을 때라도 오금희를 벗삼아 가노라면 건강도 좋아지고 생활이 한결 가벼웁고 즐거우리라 기대해 본다.
길을 열어주신 김 성기 교수님, 박 윤선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늘 따뜻하게 이끌어 주시는 선배, 도반 여러분 감사합니다.
2004. 3. 27
“운동은 필수!!!
오금희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좋은 운동 중의 하나이라고 생각합니다.”
1년여 동안 일주에 한번 박 윤선 선생님을 따라 도반들(이 중에는 나의 사랑하는 딸도 있었다.)과 함께, 한 발 한 발 내딛다 보니 어느덧 오랜 대장정의 마지막 지점에 도달하게 되었다. 물론 선배님들에 비하면 아직 햇병아리이지만 그래도 이 순간의 감회만은 자못 새롭다.
1900여년 오랜 세월의 달빛을 타고 지금 이 순간 이제 화타의 빛과 정면으로 마주친 느낌이 든다.
어느 날 초급반 수련 때 선배에게 모르는 것을 물으니 그는 장난스레 웃으며 “화타에게 물어봐…!, 라고 말했는데 그때 나는 실제로 잠시 ‘화타의 빛’을 떠올려 본 적이 있다.
지난 달 2월말 경 오금희 중급과정을 반 정도 했을 때 10일 정도 뉴질랜드로 여행을 하였다. 「밀퍼드 협곡」으로 가는 도중에 있는, 한 얼음 호수에서 일행들이 한 시간여 제트 보트를 즐기는 동안, 나는 홀로 떨어져 나와 체리 나무 아래에서 오금희를 해 보았다. 여행 후 며칠 만에 처음으로, 그리운 마음을 누르며…
그때의 느낌은 잊을 수 없다.
내 앞에는 만년 전의 얼음이 녹아 흐르는 바다처럼 넓고 맑은 호수이며 뒤로는 아득히 펼쳐지는 산의 파도와 곡선들, 산 아래 숲 언덕에 간간히 보이는 목조의 집들, 그리고 하늘 푹신한 흙 공간을 부는 맑은 바람… 바람이 불거나 잠드는 이 허공은 그대로 하늘이었다. 오금희를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운동을 하는 중에 전후 좌우로 천천히 선회하며 그에 따르는 시선의 묘미란! 신선한 각도로 비치는 풍광들!
모처럼 자유로운 한 공간에서 오금희를 하니 나의 양팔이 바람을 받아 살짝 뜨는 듯 하였다. 바람에 기대어 나는 새처럼.
오금지희(五禽之戱)는 기승전결의 형태(나의 느낌상)로 전체 8절로 되어 있는데 1절 예비공, 8절 수공만 빼고는 모두가 새에 속하는 명칭을 붙였음을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은 새처럼 힘차고 가벼운 기혈순환과 몸 자체에서 고이는 맑은 의식을 이루려 함인가…
1절 豫備功 예비공
2절 丹鳳朝陽 봉황새가 해를 바라보다
3절 金鷄艀蛋 금닭이 알을 까다
4절 大鵬展翅 대붕이 날개를 펴다
5절 孔雀開屛 공작이 병풍처럼 날개를 펴다
6절 喜鵲登枝 까치가 나뭇가지에 오르다(앉다)
7절 丹鳳朝陽 봉황새가 해를 바라보다
8절 收功 수공
우리가 땅을 밟고 걸어 다니고 있으나 오금희를 하는 우리의 기상은 가볍고 조밀하며 순수한 기운에 찬 것이 아닐까 한다. 그 기운 찬 기상으로, 최고조에 이르는 제 6절 희작등지(喜鵲登枝)에 이르면 ‘기쁜’ 기운에 찬 까치처럼 나뭇가지에 오르고 나뭇가지 사이로 날아 다닐 수도 있을 게다. 녹음이 무성한 여름날 길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울창한 나뭇가지 사이로, 허공의 길을 내며 가벼이 나는 새처럼, 그렇게 섬세하고 힘찬 하나의 의식.
또는 경칩 무렵의 봄날, 가벼운 옷차림으로 도약하듯이 호핑 스탭(hopping step)으로 뛰어가는, 어린 소녀의 가벼운 발걸음처럼, 그렇게 섬세하고 힘차며 가벼운 기운.
태극권이 몸 동작을 통하여 몸을 건강하게 함과 동시에 의식(意識)을 수련하는 것이라면 모든 무술의 원류격이라 하는 오금희야말로 意修(의수:의식 수련) 운동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의식, 순수의식, 뜻, 사랑의 힘(Energy), 성품, 본성, 마음, 기(氣)…등은 결국 일련의 같은 뜻의 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순수의식과 氣(기)의 관계는 동전의 양면과 같이 둘이면서 하나이라고 생각한다. 마음과 기의 관계 또한 마음이 좀더 추상적인 표현이라면 氣는 좀 더 물질적인 표현이 아닐까 한다. 심기(心氣)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요즈음 과학에서 말하는「쿼크」는 氣가 아닐까…
나는 한때 기(氣)라는 말에 대하여 거부감을 많이 가지고 있었으나 ‘공기(空氣)’라는 말은 어감이 꽤 신선하다고 느낀다. 空氣… 空 그자체가 氣이며 氣는 空한 것이다. 라는 이미지가 느껴진다. ‘진공묘유(眞空妙有)’ 또한 그러한 것이라고 이해하게 된다. 진공묘유는 의식이 공기(空氣)일때 드러나는 실체(실제의식)로서, 진공 그 자체가 묘유이며 묘유는 진공이 되면 저절로일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진공이 될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하면 본래의 성품인 진공(眞空)에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까?
각자의 방법이 있겠지만, “오금희를 하는 것은 어떨까?” (…이 문장을 쓸 생각은 못했는데 글을 쓰다보면 머리보다 펜이 나간다고 할까 피치 못할 흐름을 타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오금희 운동(또는 다른 행함)으로 순화되고 순화된 건강한 허공의 몸과 마음에서 에테르처럼 피어오르는 기의 향기와 같은 것이 각자의 의식이라 생각한다. 이직 나의 개념 정리가 명확한 것은 아니지만…
그저 단순히 오금희를 하다보면 조금씩 몸이 좋아지고 기혈 순환이 고르게 돌아가고 차츰 의식이 맑아져서 맑은 기상이 되고, 맑은 기운은 그대로 허공과 통하였으면 좋겠다. 그러나 나이도 있고, 우선은 마음 차분하게 가지고 기쁘나 즐거우나 혹은 괴로운 일이 있을 때라도 오금희를 벗삼아 가노라면 건강도 좋아지고 생활이 한결 가벼웁고 즐거우리라 기대해 본다.
길을 열어주신 김 성기 교수님, 박 윤선 선생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늘 따뜻하게 이끌어 주시는 선배, 도반 여러분 감사합니다.
2004. 3. 27
“운동은 필수!!!
오금희는 내가 아는 한 가장 좋은 운동 중의 하나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