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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타오금희

정회원 수련기

정 경 원
“100세 시대라... 그 긴 시간을 한 가지 직업으로 살기는 어려울 텐데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지?” “아프지 않고 살 방법은 뭘까?” 평균수명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나는 돈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하는 삶을 준비하기로 했다.

돈을 버는 시기는 길어야 60세까지일 것이고 그 이후 20년에서 30년은 쓰면서 살아야 하니 남의 손을 빌어 살다가는 늙어죽는 게 아니라 굶어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유럽 국가들처럼 사회보장제도가 제대로 된 나라도 아니고 쿠바처럼 의료와 먹을 것을 보장하는 나라에 사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제2 인생을 살 때 자립해야 하는 게 뭐가 있을까. 먹을거리, 에너지, 교육, 건강... 먹을 것은 텃밭에서 어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고, 에너지 자립은 적정기술같이 이미 활용되는 것이 많으니 그 도움을 받으면 되고, 교육도 곳곳에 좋은 강좌들이 많고 책을 통해 해결할 수 있으니 됐고, 문제는 내 몸을 건강하게 하여 병원과 약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는 게 남는다.

건강을 위해 수영, 웨이트, 스피닝 등 이런 저런 운동을 해봤지만 모두 어딘가 가서 해야 하는 운동이고, 늘 운동의 댓가로 돈을 지불해야 하는 운동이었다. ‘그래! 돈 안 들이고 집에서 할 수 있는 내 건강법을 찾아 익히자. 남에게 내 몸을 무조건 의탁하는 삶을 살지 않는 게 필요하다.’ 이런 생각으로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화타오금희’라는 참으로 생소한 도인술을 알게 되었다. 사실 ‘화타’라는 이름 덕에 그나마 관심 갖고 보게 된 것이다. ‘

오호! 모든 도인술의 원류라...’ 뭐든 시작하려면 책을 통해 살핀 뒤 달려드는 버릇이 있어 책부터 사서 보았고 용기를 내 등록하게 되었다. 어찌되었든 석 달을 버텨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석 달이 되어도 몇 개 동작밖에 배운 게 없으니 오기가 생겼고 7개월 지나면서는 어느새 그럴듯하게 동작을 하는 것 같다는 ‘착각’을 하면서 1년을 보냈다. 특별히 아픈 곳이 없었기 때문에 뭣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할 수는 없지만 1년 동안 몸으로 익히고 강사님 말씀을 들으면서 화타오금희의 장점 두 가지를 강조해 주변 사람들에게 권하고 있다.

하나는 몸의 ‘균형’에 관한 것이다. 나는 그동안 한쪽만 발달하는 운동이 아닌 상하좌우 균형 운동을 해왔는데 오금희를 접한 뒤 외형뿐 아니라 몸 속 균형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 처음 배울 때는 ‘좌우 똑같은 동작을 하지 않아서 몸이 한쪽으로 틀어지거나 근육 발달이 달라지면 어쩌나’ 생각 했다. 모든 동작을 하고 나면 균형을 이루게 되니 그 생각은 기우였고, 오히려 오장육부는 위치도 다르고 남녀 차이도 있으므로 각기 다른 동작으로 강화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뼈, 근육의 균형을 넘어선 오장육부의 균형을 이루는 운동이라는 의미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화타오금희는 살아있는 몸을 깊이 생각하게 하는 운동인 것 같다. 다음, 오금희 동작을 하는 동안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는 점이 좋다. 장시간 노동과 부족한 휴식, 반복적인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에게는 잠시라도 아무 생각 안 할 시간이 필요하다.

오금희를 하면서 조금만 잡생각이 생기면 동작이 흐트러지고 흐름을 잃게 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머릿속을 비우기에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 수련하신 분들의 수련모습을 보면서 많이 비틀고 버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동작과 동작을 끊지 않고 이어가는 것, 어떤 동작은 빠르게 어떤 동작은 느리게 하는 것 없이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것, 부드러움 속에 강한 동작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을 공감하게 되었다.

화타오금희 속에는 깊은 철학이 있는 것 같다. 느림의 철학. 자연으로부터 배우는 자세. 지금은 일주일에 한두 번 하는 것도 바쁘다는 핑계로 힘들어하지만 언젠가는 밥 먹듯 하루를 오금희로 시작할 날이 오게 하리라.

그럴 때까지는 강제로라도 수련장에 나오는 게 좋은 방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