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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타오금희

정회원 수련기

백 범 영
날씨가 스산하다. 몸이 찌뿌드드하다. 일어나 곧바로 서서 호흡을 고르고 팔을 크게 벌려 천천히 돌린다. 언제 어디서나 쉽게 할 수 있는 체조, 그러나 남들이 보기에는 좀 낯선 기묘한 자세들, 쉬울 것 같으면서도 다가서기 쉽지 않은 것이 화타오금희다. ‘갈 때마다 망설이고 올 때마다 기뻐하였다’는 회장님의 말씀처럼 그 과정을 반복하며 화타오금희를 익히는 데 꼬박 1년이 걸렸다.

4년 전 우연히 화타오금희를 알아 등록을 하고 초급반을 다니면서 재미를 조금 느끼긴 했지만 바쁜 일상을 핑계 삼아 차일피일 미루다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평소에 웅크린 자세로 오랫동안 일을 하고, 공부를 한답시고 장시간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와 씨름하는 날들이 반복되다보니 허리에 이상이 오기 시작하였다. 특별히 하는 운동은 없어도 항상 걷고 많이 움직이는 편이라 건강에는 이상이 없었는데 몸이 아프니 정신마저 흐트러졌다.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 최상이라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화타오금희를 배워보자고 마음먹었다. 제 몸 챙기는 건강체조 하나 못하면서 무슨 대단한 일을 한다는 것인가. 늦기 전에 하자.

초기에는 그래도 전에 배웠던 적이 있어서 동작이 어렵지 않았으나 진도가 나갈수록 순서조차 외워지지 않아 애를 먹었다. 초급반에서는 세부적인 원리까지 상세히 가르쳐주지 않는다. 아마도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하려는 것 같다. 그렇다. 대충 하더라도 전체를 아우르는 것이 중요하다. 동작명칭 따윈 잊어버리자. 그냥 순서대로 춤추듯 몸으로 받아들이고 쉽게 생각하면서 반복하여 익혀나갔다. 그러는 사이에 초급반 7개월이 후딱 지나가버렸다.

그래도 뭔가 조금은 한 것 같았다. 동료들이 묻는다. “뭐 좀 도움이 되나요?” 일주일에 한 번씩이지만 몸으로 정성들여 익히는 건강체조가 몸에 나쁠 리 있을까. 오랜만에 만난 지인이 말한다. “얼굴이 좋아 보이네요, 피부도 깨끗하고. 자세도 반듯해 보여 키도 더 큰 것 같네요.” 글쎄 일상은 전과 다름없는데 있다면 화타오금희 밖에 없다. 이 때문인가? 나 자신도 모르겠다. 어쨌든 다들 건강해 보인다고 하고 스스로 생각해보아도 맞는 것 같다. 지속적으로 체계적인 운동을 하는데 몸이 반응하지 않을 리 없잖은가. 반복적인 운동으로 초기에는 이상이 있는 부위에 통증이 올 수 있다고 했다. 처음에 팔을 크게 돌리면 ‘우두둑’ 소리가 나면서 시원하긴 했는데 2개월이나 통증이 가시지 않더니, 지금은 아무리 크게 돌려도 아프지 않고 소리도 잘 나지 않는다. 고개를 돌리면 땅기던 목도 풀려 편안하고, 웅크릴수록 더욱 웅크리게 하던 어깨도 반듯이 펴진 것 같다. 허리도 많이 나아 예전처럼 통증은 오지 않는다.

초기에 우연히 고급반 분들의 야유회에 따라 간 적이 있다. 밤새 술을 마치고 다음날 일어나 서천 앞바다에 나갔다. 열 몇 명이 넓고 넓은 백사장에서 크게 원을 그리며 빙 둘러서서 화타오금희를 시작하였다. 따가운 태양 아래 남의 시선에 아랑곳없이 천천히 움직이는 그들의 모습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마음을 텅 비우고, 기를 단단히 채우며, 근육을 강하게 하고, 관절을 부드럽게 풀어준다는 화타오금희의 동작은 출렁이는 파도와 같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도 같이 순리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의 풍경이었다.

오금희는 전설적인 명의 화타가 다섯 동물의 동작을 빌어 창안한 기공, 도인술의 원류로 오랜 시간동안 비전된 건강체조이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고,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듯이 움직이는 몸은 병들지 않는다고 했다. 항상 여닫는 문의 지도리는 썩기는커녕 반짝반짝 윤이 난다. 화타오금희는 미려를 중심으로 천천히 굴신하여 균형이 깨진 몸을 바르게 잡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