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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타오금희

정회원 수련기

윤 경 희
일 년 동안 오금희 동작을 익혔다. 겉보기엔 그럭저럭 오금희를 하는 것 같지만 아직 어설프다. 선생님은 늘 ‘적당하게’하면 된다고 하신다. 그리고 늘 잘 했다 하신다. 선생님의 편안한 웃음과 ‘적당하게’란 말 덕분에 초급을 잘 끝냈다. 그런데 중급반에서는 그 ‘적당하게’가 참 어렵게 느껴졌다. 초급반 때는 태권도나 요가 같은 것에 비해서 별로 어렵지도 힘들지도 않은 것 같은데 지루해서 어떻게 매일 반복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점점 어려워졌다. 다시 배우는데도 낯설었다. 그러면서 ‘오금희의 완성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비우고 내 숨과 몸이 하나가 되어서 예비공에서 수공까지 한 획으로 이어지는 것일까? 일상에서 손으로 물건을 잡고 다리로 걷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완성일까?

나는 십 년 전부터 목과 어깨의 통증에 시달렸다. 여러 병원에서 각종 진단과 치료를 받았지만 조금 덜하거나 조금 더한 상태를 왔다 갔다 했다. 몇 년 동안의 치료에 지쳐서 요가를 시작했고 요가가 지루해서 댄스도 했다. 덕분에 몸을 움직이는 방법으로 통증을 이겨낼 수 있는 체력이 길러졌다.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한 번 붙어보자는 오기가 나거나 이 나이에 이렇게 아프면 할머니가 되면 어찌 사나 하는 절망감이 오면 더 많이 움직였다.

2년 전쯤부터 어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는데 의사가 오랜 시간 기 수련을 한 사람이었다. 일 년이 넘도록 규칙적으로 의사를 만나다 보니 수십 개의 침을 꼽고 누워서도 의사와 이 얘기 저 얘기 나누게 되었다. 의사는 내게 기공을 해보라 했다. 결국 이런 병은 자기 스스로 고치는 것이라 하면서. 그 말이 마음에 닿아서 바로 인터넷을 검색해서 오금희를 만났다.

다른 운동을 했던 터라 처음에는 다른 수련생보다 동작도 빨리 익히고 정확한 것 같았는데 하면 할수록 이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운동을 처음 하는 사람에 비해 오금희를 익히는데 방해가 되는 몸의 습관이 있었다. 오히려 운동이 처음인 사람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더 편안하게 하는 것이 보였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은 동작을 고쳐 주지만 사실은 동작이 아니라 생각을 잡아주는 것 같다. 요가를 하면서 뻣뻣한 몸을 유연하게 만들려고 옆 사람과 비교하며 애썼던 지나침과 댄스를 하면서 안무를 외우려던 긴장감이 내 몸의 자연스러움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아직 적당하게 하지 못한다. 생각을 비우고 내 몸에 적당하게 오금희를 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별별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가고 집중하지 않으면 더 하거나 덜 하게 된다.

세상의 모든 우연은 필연의 결과란 말이 있다. 화타오금지희를 만나고 김한섭 선생님을 만나고 52기 수련생들을 만난 것은 내 병의 결과이면서 다음에 내가 만날 무엇의 원인일 것이다. 오금희를 하면서 이천 년 전의 화타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재밌다. 그렇게 미워했던 통증이 이렇게 좋은 만남을 주었다. ‘적당하게’ 오금희를 하는 것과 오금희를 통해서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이 계속 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