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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타오금희

정회원 수련기

정 명 수
내 사랑 오금희 그대여!

2009년은 내가 태어난 지 60년이 되는 회갑년이요, 먼 길 돌고 돌아 드디어 내가 오금희 그대를 처음 만나 때늦은 사랑을 나눈 역사적인 해이기도 합니다.

그대와 내가 처음 만난 9월, 어쩐지 그대는 나에게 낯설었고, 그대 역시 나를 곧 그대 곁을 떠나버릴 사람쯤으로 여기는 눈치였소. 사실 우리 서로 정들기 전에 일찍 작별할까 몇 번 망설였던 순간들이 있었음을 솔직히 고백하지 않을 수 없소. 그래도 용케도 잘 참고 버텨 왔소. 지난 1년 오금희 그대와 함께 한 월요일은 늘 긴장 속에서도 교대에 모인 구성원들과 행복을 만끽한 날들이었소.

내가 그대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직장에서 월요일이면 각종 회의와 회식, 끝없이 이어지는 술좌석, 일주일 중 나에겐 월요일이 가장 바쁜 하루였었소. 하지만 지난 1년, 나는 단 하루만 빼고 (7월 26일 여름 휴가로 결석)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그대와 만났으니 그대와 나, 참으로 지독한 사랑에 빠졌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소.

우리 어설프게 만나 이제야 겨우 속마음을 알고 깊은 입맞춤을 할 수 있는 클라이막스인데 손 시린 작별이 다가오고 있소. 형식적인 종이 한 장으로 수료라는 이별장을 받지만, 그대는 내 일상과 영혼 속에 언제나 정신적 지주로 살아 있을 것이오.

우리를 연결시켜 준 벗들, 41기 서공수님, 김길호님, 박공현님을 잊지 맙시다. 더구나 나에게 매주 당신의 속마음을 가르쳐주신 김성기 회장님, 박윤선 부회장님을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내 눈에 비친 두 분은 이미 세속의 물욕을 초월한 분들로서, 오로지 영육이 병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 헌신적 목회자 같은 분들이셨습니다. 그런 지식인들의 희생과 봉사 때문에 우리 사회가 좀 더 건강한 단계로 진화하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김치식 반장, 홍보영 총무를 비롯한 43기 동기들을 꼭 기억하고, 자주 만나 차 한 잔 나누며 남은 생을 풍요롭고 지혜롭게 가꾸어 가고 싶소.

오후 6시 정각 예비공 시작 직전의 3분 동안의 침묵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온갖 잡념에서 벗어나 마치 해탈의 경지에나 들어선 듯한 카타르시스의 시간이었소. 일상의 짐, 심지어 부끄러운 허물까지 다 내려놓고 명상에 잠길 수 있는 무념무상의 경지였지요.

내가 그대를 만나 감기 한 번 안 걸릴 정도로 육체적 건강을 되찾았다는 기쁨보다는 마음의 평화와 정밀감, 온갖 잡념으로부터의 일탈, 우리를 감싸고 있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 등, 정신적 위안과 성숙이 더 큰 소득이었음을 고백하겠소.

이제 그대와 형식적 작별을 고할 차례입니다. 어디에 있든 나는 그대의 액팅 라인을 모방 함으로써 그대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을 스스로 확인해 볼 것입니다. 그대도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영원히 베풀어 주소서. 나, 그대의 눈돌림을 절대 시샘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바이오. 이 밤도 안녕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