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희 수련기
정 명 화
한 학기를 치열하다 할 정도로 정신없이 보내고 나서도 방학이 되어 지난 학기를 되돌아보면 힘이 빠지고 허무했던 기억이 난다. 그 동안 내가 뭘 했나... 1분도 버림 없이 쓰느라 노력한 거 같은데 남는 건 성적표와 텅 빈 머리뿐이었다. 강요된 것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만들어 가는 느낌도 없었고 오히려 끌려간다는 기분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선택의 기준이 무엇이었던가 싶다.
그러고 보니.. 지난 8개월을 되돌아보면 뭔지 모르지만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하루하루를 꼭꼭 씹어서 잘 먹은 기분이다. 사실 처음에는 지속적으로 잘 해나갈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다행스럽게도 매주 새로운 동작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머리 속이 나태해질 겨를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당연한 일상생활이 되어버렸고, 피곤한 1주일의 끝을 가뿐하게 보낼 수 있었다. 거기 다녀오면 네 얼굴빛이 좋아서 나도 토요일이 좋다...하시며 가족들도 반가워하시고.
몇 달 전과 비교해보면 체력도 조금씩 생기고 몸도 차츰 맑아지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 나도 모르게 조금씩 변해 가는 것 같다. 눈치 못 채고 있다가 가만히 돌아보면 느껴지곤 한다.
새로운 동작을 배울 때 교수님 동작을 눈으로 보기만 하는데, 처음엔 어찌나 따라하고 싶던지... 그런데 초기에는 눈으로 보고서 따라하려면 잘 안되었는데 갈수록 표현해내는 시간이 단축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음먹은 대로 몸을 움직이는데 익숙해져간다고 해야하나.. 머리로는 ‘팔을 이만큼 들어올려야지’ 하는데, 실제 몸을 보면 영 이상했었는데, 지금은 몸이 내 말을 조금씩 알아듣기 시작한 것 같다.
모든 일의 순서가 그런 것 인줄 알았다. 머리로 생각한 다음 몸이 실천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요즘은 가끔씩 반대로 되어 가는 것을 느낀다. 운동을 하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자신감이 생겨 현실의 문제에 대한 좋은 생각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한편으론 나에 대해 정말 모르고 살았구나, 너무 다그치며 살았구나, 이제 좀 이뻐해 줘야지 하는 생각도 든다. 역시 우리의 몸은 비선형 시스템인가보다. 원인을 입력하면 일직선상의 과정을 거쳐 결과가 튀어나오는 흐름이라는 생각이 많았었는데, 요즘은 그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쪽 저쪽 다 길을 터놓으면 더 자유롭지 않을까. 그러다 나중엔 이쪽 저쪽 구분도 없어지지 않을까..헤헤..
이제 겨우 초급을 마쳤을 뿐이지만 그래도 시작을 나쁘지 않게 했으니 앞으로도 열심히 하면 더 많은 기쁨들이 생길 것 같다. 그리고 교수님과 사범님, 우리 7기 선생님들 덕분에 즐겁고 꾸준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1주일에 한번 만나는데도, 그리고 운동하느라 많은 대화를 못 나눴음에도 참 따뜻하고 좋은 기운들로 가득 차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던 듯 싶다.
몇 년이 지나서 이 수련기를 보면 어떤 기분일지.. 순간마다 충실하다면 후회는 없을 것 같다. 항상 행복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고.. ^^
정 명 화
한 학기를 치열하다 할 정도로 정신없이 보내고 나서도 방학이 되어 지난 학기를 되돌아보면 힘이 빠지고 허무했던 기억이 난다. 그 동안 내가 뭘 했나... 1분도 버림 없이 쓰느라 노력한 거 같은데 남는 건 성적표와 텅 빈 머리뿐이었다. 강요된 것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내가 만들어 가는 느낌도 없었고 오히려 끌려간다는 기분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선택의 기준이 무엇이었던가 싶다.
그러고 보니.. 지난 8개월을 되돌아보면 뭔지 모르지만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하루하루를 꼭꼭 씹어서 잘 먹은 기분이다. 사실 처음에는 지속적으로 잘 해나갈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지만, 다행스럽게도 매주 새로운 동작을 익혀야 하기 때문에 머리 속이 나태해질 겨를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당연한 일상생활이 되어버렸고, 피곤한 1주일의 끝을 가뿐하게 보낼 수 있었다. 거기 다녀오면 네 얼굴빛이 좋아서 나도 토요일이 좋다...하시며 가족들도 반가워하시고.
몇 달 전과 비교해보면 체력도 조금씩 생기고 몸도 차츰 맑아지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 나도 모르게 조금씩 변해 가는 것 같다. 눈치 못 채고 있다가 가만히 돌아보면 느껴지곤 한다.
새로운 동작을 배울 때 교수님 동작을 눈으로 보기만 하는데, 처음엔 어찌나 따라하고 싶던지... 그런데 초기에는 눈으로 보고서 따라하려면 잘 안되었는데 갈수록 표현해내는 시간이 단축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마음먹은 대로 몸을 움직이는데 익숙해져간다고 해야하나.. 머리로는 ‘팔을 이만큼 들어올려야지’ 하는데, 실제 몸을 보면 영 이상했었는데, 지금은 몸이 내 말을 조금씩 알아듣기 시작한 것 같다.
모든 일의 순서가 그런 것 인줄 알았다. 머리로 생각한 다음 몸이 실천하여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요즘은 가끔씩 반대로 되어 가는 것을 느낀다. 운동을 하다보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자신감이 생겨 현실의 문제에 대한 좋은 생각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한편으론 나에 대해 정말 모르고 살았구나, 너무 다그치며 살았구나, 이제 좀 이뻐해 줘야지 하는 생각도 든다. 역시 우리의 몸은 비선형 시스템인가보다. 원인을 입력하면 일직선상의 과정을 거쳐 결과가 튀어나오는 흐름이라는 생각이 많았었는데, 요즘은 그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쪽 저쪽 다 길을 터놓으면 더 자유롭지 않을까. 그러다 나중엔 이쪽 저쪽 구분도 없어지지 않을까..헤헤..
이제 겨우 초급을 마쳤을 뿐이지만 그래도 시작을 나쁘지 않게 했으니 앞으로도 열심히 하면 더 많은 기쁨들이 생길 것 같다. 그리고 교수님과 사범님, 우리 7기 선생님들 덕분에 즐겁고 꾸준하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1주일에 한번 만나는데도, 그리고 운동하느라 많은 대화를 못 나눴음에도 참 따뜻하고 좋은 기운들로 가득 차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었던 듯 싶다.
몇 년이 지나서 이 수련기를 보면 어떤 기분일지.. 순간마다 충실하다면 후회는 없을 것 같다. 항상 행복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고.. ^^